설사란 무엇이며, 왜 계속될까요?
설사는 대변의 횟수가 하루 3회 이상으로 증가하거나 대변의 형태가 묽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2주 이상 지속되는 설사를 만성 설사라고 정의하며, 이때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사가 계속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 기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삼투성 설사 (Osmotic Diarrhea)
이 유형의 설사는 장 내에 흡수되지 않는 물질이 많아 물을 장 안으로 끌어들여 발생합니다.
- 원인:
- 유당 불내증: 우유 및 유제품에 함유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락타아제)가 부족하여 유당이 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설사를 유발합니다. 이는 한국인에게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 과당 흡수 불량: 특정 과일이나 음료에 많이 포함된 과당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설탕 대체재 (인공 감미료): 소르비톨, 자일리톨과 같은 인공 감미료는 대량 섭취 시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삼투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제산제 (마그네슘 함유): 일부 제산제에 포함된 마그네슘 성분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흡수 장애 증후군: 소장에서 영양분 흡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들로, 셀리악병(글루텐 장병증), 열대성 스프루 등이 있습니다. 이 경우 체중 감소, 영양 결핍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특징: 금식하면 설사가 호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변에서 삼투압 농도가 높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2. 분비성 설사 (Secretory Diarrhea)
장은 염분과 물을 장 안으로 분비하는 기능도 합니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겨 장에서 과도하게 수분이 분비되면 분비성 설사가 발생합니다.
- 원인:
- 세균 독소: 콜레라, 대장균 O157 등 특정 세균이 생산하는 독소는 장 세포를 자극하여 과도한 수분과 전해질 분비를 유도합니다.
- 바이러스 감염: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는 장 점막을 손상시키거나 염증 반응을 일으켜 분비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호르몬 분비 종양: 드물지만 VIPoma(혈관작용성 장 펩타이드 종양), 카르시노이드 증후군과 같은 호르몬 분비 종양은 과도한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담즙산 흡수 장애: 담낭 절제술 후 또는 소장 질환으로 인해 담즙산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흘러가 자극하여 설사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 만성 염증성 장 질환: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은 장 점막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 분비성 설사를 포함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합니다.
- 특징: 금식해도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변량이 매우 많을 수 있습니다.
3. 염증성 설사 (Inflammatory Diarrhea)
장 점막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설사입니다.
- 원인:
- 염증성 장 질환 (IBD):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입니다. 장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여 복통, 혈변, 점액변, 체중 감소, 발열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 감염성 장염: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이질균 등 세균 감염에 의해 장 점막에 심한 염증이 발생하여 고열, 복통, 혈변, 점액변을 동반한 설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레 감염은 항생제 복용 후 발생하는 흔한 염증성 설사의 원인입니다.
- 허혈성 대장염: 대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에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하여 대장 점막에 염증과 괴사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복통과 함께 혈변을 동반한 설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방사선 장염: 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요법 후 장 점막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특징: 대변에 혈액이나 점액, 고름이 섞여 나올 수 있으며, 발열, 복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운동성 설사 (Motility Diarrhea)
장의 연동 운동이 너무 빠르거나 느려져 발생하는 설사입니다. 장 운동이 너무 빠르면 음식물이 충분히 흡수될 시간 없이 빠르게 통과하여 설사를 유발합니다.
- 원인:
- 과민성 장 증후군 (IBS):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장에 특별한 구조적 이상 없이 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설사, 변비 또는 둘 다)가 나타나는 기능성 질환입니다.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으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손상이 생겨 장 운동 조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전반적인 신체 대사가 항진되어 장 운동이 빨라지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갑상선 절제술 후: 드물게 갑상선 절제술 후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장 운동성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미주신경 절제술 후: 위궤양 수술 등으로 미주신경을 절제한 경우 장 운동 조절에 이상이 생겨 설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특정 약물 복용: 변비약(특히 자극성 하제), 위장관 운동 촉진제, 일부 항생제, 항암제 등 다양한 약물이 장 운동에 영향을 미쳐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특징: 식사 후 바로 배변 욕구를 느끼는 경우가 많고, 복통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계속되는 설사,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2주 이상 지속되는 설사
- 고열, 오한
- 혈변 또는 흑변
- 심한 복통
- 탈수 증상 (소변량 감소, 극심한 갈증, 어지럼증)
-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 새벽에 잠에서 깨게 하는 설사
- 만성 질환 (당뇨, 신장 질환, 면역 저하 등)을 앓고 있는 경우
-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
- 최근 항생제 복용 이력이 있는 경우
진단 과정: 원인을 찾아라!
계속되는 설사의 원인을 찾기 위해 내과 전문의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1. 자세한 병력 청취 및 신체검사
- 설사의 양상: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하루 몇 회인지, 대변의 색깔과 형태, 혈액이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지 등을 상세히 파취합니다.
- 동반 증상: 복통, 발열, 구토, 체중 감소, 피부 발진, 관절통 등 다른 증상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 음식 섭취력: 최근 먹은 음식, 유제품 섭취 여부, 특정 음식 섭취 후 설사 악화 여부 등을 파악합니다.
- 약물 복용력: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물(처방약, 일반약, 건강보조식품 포함)을 확인합니다. 특히 항생제, 제산제, 혈압약 등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여행력: 최근 해외여행이나 특정 지역 여행 여부를 확인하여 감염성 설사 가능성을 고려합니다.
- 과거력 및 가족력: 과거 질환 이력(수술, 만성 질환 등)과 가족 중 비슷한 증상이나 장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2. 대변 검사
- 일반 대변 검사: 대변의 색깔, 점액, 잠혈(눈에 보이지 않는 혈액) 여부를 확인합니다.
- 대변 배양 검사: 세균성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변 내 세균을 배양하여 원인균을 찾습니다.
- 대변 독소 검사: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레(C. difficile)와 같은 특정 세균이 분비하는 독소 유무를 확인합니다.
- 대변 기생충 검사: 기생충 감염이 의심될 경우 시행합니다.
- 대변 탄력효소 검사: 췌장 기능 부전으로 인한 설사(지방변)를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대변 칼프로텍틴 검사: 장 내 염증 반응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염증성 장 질환 여부를 감별하는 데 유용합니다.
3. 혈액 검사
- 염증 수치 (ESR, CRP): 장 내 염증 정도를 파악합니다.
- 전해질 검사: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 여부를 확인합니다.
- 갑상선 기능 검사: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인한 설사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 혈당 검사: 당뇨병 여부를 확인합니다.
- 빈혈 검사: 만성 설사로 인한 영양 결핍이나 출혈 여부를 파악합니다.
- 특정 항체 검사: 셀리악병 등이 의심될 경우 특이 항체 검사를 시행합니다.
4. 내시경 검사
- 대장 내시경: 장 점막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염증, 궤양, 용종, 종양 등의 병변 유무를 파악합니다. 필요시 조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 미세현미경성 대장염 진단에 필수적입니다.
- 위내시경 (필요시): 소장 상부의 문제나 흡수 장애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영상 검사
- 복부 X-ray, CT 또는 MRI: 장 폐쇄, 염증 범위, 종양 등 구조적인 문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소장 캡슐 내시경 또는 소장 조영술: 소장에 병변이 의심될 경우 시행합니다.
치료 방법: 맞춤형 접근이 중요!
계속되는 설사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1. 원인 질환 치료
- 감염성 설사:
- 세균성: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일부 세균성 장염은 항생제 남용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릅니다.
- 바이러스성: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호전되므로, 수분 및 전해질 보충이 중요합니다.
- 기생충성: 항기생충제를 투여합니다.
- 염증성 장 질환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항염증제(스테로이드, 5-ASA 제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하여 장의 염증을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필요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 유당 불내증: 유제품 섭취를 제한하거나 유당 분해 효소 보충제를 복용합니다.
- 과민성 장 증후군: 스트레스 관리, 식단 조절(FODMAP 식단 등), 장 운동 조절제, 항우울제(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 등을 사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 갑상선 기능 항진증: 항갑상선제 등을 사용하여 갑상선 기능을 정상화시킵니다.
- 약물 유발성 설사: 해당 약물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합니다.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 후 결정)
- 췌장 기능 부전: 췌장 효소 보충제를 복용합니다.
2. 증상 완화 치료
- 수분 및 전해질 보충: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기 위해 물, 이온 음료, 경구 수액제 등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심한 경우 정맥 주사로 수액을 보충할 수도 있습니다.
- 지사제: 로페라마이드(Imodium)와 같은 지사제는 장 운동을 억제하여 설사 횟수와 양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염증성 설사나 감염성 설사의 경우 지사제 사용이 오히려 독소 배출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사용해야 합니다.
- 흡착제: 스멕타(Smecta)와 같은 흡착제는 장내 독소나 불순물을 흡착하여 대변으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 프로바이오틱스: 장내 유익균을 늘려 장 건강을 개선하고 설사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항생제 관련 설사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3. 식단 관리
- 설사 유발 음식 제한: 카페인, 알코올,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유제품, 과도한 식이섬유 섭취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 BRAT 다이어트: 설사가 심할 때는 바나나(Banana), 쌀(Rice), 사과소스(Applesauce), 토스트(Toast)와 같이 부드럽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소량씩 자주 섭취: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소량씩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장에 부담을 덜어줍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 예방을 위해 물, 맑은 국물, 이온 음료 등을 충분히 마십니다.
생활 습관 개선 및 예방
- 철저한 위생 관리: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음식물을 위생적으로 조리하여 감염성 설사를 예방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과민성 장 증후군 등 장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입니다. 충분한 휴식, 규칙적인 운동,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규칙적인 식습관: 불규칙한 식사는 장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장 건강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 약물 오남용 주의: 불필요한 약물 복용은 장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복용합니다.
결론
설사는 흔한 증상이지만, 계속되는 설사는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자가 진단과 자가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진다면 반드시 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이 계속되는 설사로 고통받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장은 건강한 삶의 시작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전문가와 상담하시어 건강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